[한가람미술관] 영국을 대표하는 그림책 작가 로렌 차일드가 그려낸 세계, <요정처럼 생각하기>展
《로렌 차일드 : 요정처럼 생각하기》,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제 7 전시실
[서울문화인] <찰리와 롤라> 시리즈, <학교 가기 싫어>, <착해야 하나요> 등 국내에서도 40여권 이상의 작품이 번역 및 출간되어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영국을 대표하는 그림책 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인 로렌 차일드(Lauren Child, b. 1967)의 작품을 만날 수 있는 전시 《로렌 차일드 : 요정처럼 생각하기》가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제 7 전시실에서 선보이고 있다.
현란한 색감, 다양한 질감과 패턴들을 이용해 신선한 그림을 선보이는 로렌 차일드는 개성 있는 캐릭터와 콜라주 작업 등 다양한 방식의 표현으로 국내외 연구자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작가이다. 특히 <찰리와 롤라> 시리즈의 <난 토마토 절대 안먹어>로 케이트 그리너웨이 상을, <요런 고얀 놈의 생쥐>로 스마티즈북 금상을 수상하였으며, <찰리와 롤라>는 영국 BBC 등의 매체에 애니메이션으로 방영되기도 했다.
로렌 차일드의 작품은 아이의 시각에 상상력과 유머러스를 더하고, 모험적이고 대담한 그림체와 콜라주 기법을 통해 장난기 넘치면서도 독창적인 작업 방식을 선보인다. 로렌 차일드는 캐릭터성이 강한 그림체의 인물들, 그리고 상상과 현실을 넘나드는 배경으로 이야기를 조화롭게 만든다. 이러한 로렌 차일드의 작품들은 독자들의 고정관념을 허물고 새로운 방식으로 독자의 상상력을 이끌어내는 오늘날 그림책의 특징을 잘 반영하고 있다.
로렌 차일드 : 요정처럼 생각하기 Lauren Child : Think Like An Elf
로렌 차일드의 작품 중 가장 많이 알려진 <찰리와 롤라> 시리즈를 포함한 초기작품인 <클라리스 빈>과 <요런 고얀 놈의 생쥐>, <꼬마 천재 허버트>, <착해야 하나요>, 그리고 <매리 포핀스>, <삐삐 롱스타킹>, <시크릿 가든>, <공주님과 완두콩>의 삽화 등 작가의 다채로운 작품관을 엿볼 수 있는 원화들과 소장품들을 공개.
전시는 로렌 차일드와 상상친구들, ‘고얀이’와 강아지, 책 속의 책, 명작의 재탄생, 요정처럼 생각하기 5개의 섹션으로 나누어 로렌 차일드의 원화 작품 92점과 동화 속 세계를 재현한 전시 공간을 감상할 수 있게 구성되었다.
대표작인 <찰리와 롤라> 외에 <요런 고얀 놈의 생쥐>, <학교 가기 싫어>, <착해야 하나요> 등 다양한 개성을 가진 캐릭터와 로렌 차일드의 작업 방식을 여러 작품의 테마에 맞춰 다채롭게 구성되어 누구에게나 있었던 어린 시절의 감정과 경험을 다시 떠올리게 하여 아이 뿐만 아니라 어른도 함께 공감하며 즐길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한다.
이 외에도 <메리 포핀스>, <공주님과 완두콩>, <내 이름은 삐삐 롱스타킹>, <비밀의 정원> 등 널리 알려진 고전 명작이 로렌 차일드의 손길을 거쳐 새로운 모습으로 선보이는 작품도 만나볼 수 있으며, 마지막 섹션에는 로렌 차일드의 책 <요정처럼 생각하기>의 원화와 함께, 책 속의 장면을 확대 및 재현하여 마치 그림책의 인물들과 한 공간에 있는 듯한 공간을 연출하여 제목의 의미에 대해 생각할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 전시는 3월 3일까지 진행된다. (성인 : 18000원, 청소년 및 어린이 : 15000원, 36개월 미만 무료)
작품보기
<찰리와 롤라>는 오빠인 찰리는 여동생 롤라의 상상력으로 비롯된 친구, 동물, 장소 등의 이미지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함께 상상력을 동원하여 투정 부리는 여동생을 달래주는 모습을 보여준다. 롤라는 작가가 덴마크 여행 중에 만난 한 소녀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진 캐릭터이다. 로렌 차일드는 그 소녀를 진한 금발에 ‘요정처럼 뾰족한 눈을 가진 소녀’로, 무슨 말을 하는지는 이해할 수 없었지만 쉬지 않고 수다를 떨면서 자신을 표현하는 아이에게 매력을 느꼈다고 전한다. 이는 호기심이 많고 강한 자아의식을 가진 롤라의 시초가 되었다.
로렌 차일드는 클라리스 빈보다 어린 연령층의 독자를 상상하며 더 선명하고 단순한 그림체로 찰리와 롤라를 그렸다. 삽화는 마찬가지로 콜라주로 이루어져 있으며, 특정 주제를 강조하기 위해 음식 사진 이미지를 그대로 가져와 삽화에 넣었다. 작품에 등장하는 모든 사물들은 로렌 차일드의 삶 주변에서 발견할 수 있는 사물들로부터 영감을 얻은 것이며, 이는 고스란히 로렌 차일드의 책에 영향을 미쳤다.
일러스트와 함께 사진을 그림책에 삽입한 이유는, 아이들의 상상력이 현실로 반영되는 연결고리를 나타내기 위함이다. 또한 캐릭터가 아이들에게 숫자 세기나 음식 먹기를 더 쉽게 다가가게 하는 장치로, 실제 크기를 재현해 아이들에게 눈높이를 맞춰 음식을 더 친근하게 보여주는 방법이기도 하다. 일러스트로 이야기가 진행되다 사진이 나오는 페이지가 펼쳐지는 전개 방식은 전에는 희귀했던 새로운 창작 기법이며, 로렌의 창작성을 돋보이게 하는 요소이다.
로렌 차일드의 손길로 탄생한 첫 캐릭터인 클라리스 빈은 7살 어린 아이의 시점으로 가족을 소개하며 엉뚱 발랄한 생각과 말투를 보인다. 이 소녀의 관점으로부터 전달되는 정확하지 않고 정돈되어있지 않은 클라리스의 솔직 담백한 대사들은 마치 7살 여자 아이가 책을 보고 있는 독자들을 만나 자신의 삶에 대한 모든 것을 말해주는 것처럼 느껴진다. 클라리스의 가족과 이웃은 저마다 개성적인 성격과 독특한 말투로 극에 재미를 더한다. 이들은 로렌 차일드가 자신의 주변 인물들을 상상하며 만들어낸 것이다.
<착해야 하나요>는 아이 스스로의 생각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착한 아이’란 무엇인지 고민하는 유진 크라우스의 이야기는 자의식을 다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어른의 기준에 맞추어 행동하지 않고, 좋은 아이, 나쁜 아이에 대한 가치관을 스스로 만들어 나가는 어린 아이의 모습을 보여준다.
어느 날 생쥐 한 마리와 푸들 한 마리는 자신이 누구인지에 대해 생각한다. <요런 고얀 놈의 생쥐>(That Pesky Rat)는 다른 동물 친구들처럼 누군가의 애완동물이 되고 싶어하며 이름을 갖고 싶어한다. 반대로 트릭시라는 이름의 애완동물 푸들은 사람처럼 꾸며지는 것보다 강아지다운 삶을 원한다. ‘고얀 놈의 생쥐’는 눈이 좋지 않은 신사에게 ‘고얀이’라는 새 이름을 받고, 싫어하는 옷을 입으며 본래의 모습인 생쥐가 아닌 고양이의 삶을 살고 있음에도 애완동물의 삶을 살며 행복해한다. 반면 푸들 트릭시는 매일 사람처럼 옷을 입고 미용을 하는 ‘푸들’로서의 삶을 거부하고 주인이 자신을 평범한 강아지로 바라봐주고 다른 강아지들처럼 흙탕물을 뒹굴며 뛰어놀 수 있는 삶을 원한다.
로렌 차일드는 ‘고얀이’가 되어도 좋은 애완 생쥐와 푸들과 같은 삶을 살고 싶지 않은 푸들의 상반된 이야기를 통해 자신만의 정체성을 찾아가고자 하는 아이의 모습을 유머러스한 표현으로 은유적으로 전달한다.
<메리 포핀스>는 기존의 그림책과는 다른 성숙한 필체를 엿볼 수 있으며 <공주님과 완두콩>은 작은 미니어쳐 조각과 종이 인형을 콜라주하여 사진으로 촬영한 작업으로, 주로 콜라주 작업을 해왔던 로렌 차일드가 더욱 다양한 소재를 활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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