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고궁박물관 ‘작은 금강, 칠보산을 거닐다 : 미국 클리블랜드미술관 소장 《칠보산도병풍》 디지털 영상 전시’
해외 소장 우리의 문화재로 소장국가와 우리나라에서 동시에 전시 가져
[서울문화인] 미국 클리블랜드미술관(관장 윌리엄 그리스워드)가 소장하고 있는 함경북도 명천(明川)에 있는 칠보산 일대의 장관을 비단 위에 수묵담채로 그린 10폭 병풍 《칠보산도병풍(七寶山圖屛風)》을 소재로 한 전시가 국립고궁박물관과 미국 클리블랜드미술관에서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함경도 회령부(會寧府) 판관(判官)이었던 금호 임형수(林亨秀, 1514~1547)가 1542년 3월에 칠보산을 유람한 뒤 여행기인 「유칠보산기(遊七寶山記)」를 남긴 이후로 북관(지금의 함경도)의 대표적인 명승이 되었다. 이를 계기로 칠보산을 소재로 한 작품이 조선시대에 유행하였다. 이번 《칠보산도병풍(七寶山圖屛風)》 19세기 조선시대에 그린 것으로 추정되는 병풍으로 작자는 미상이다.
「유칠보산기」은 임형수의 문집인 『금호유고(錦湖遺稿)』에 수록된 칠보산 유람기로, 유람 동기와 동행 인물, 왕래 여정, 그리고 경승(景勝, 경치가 좋은 곳)에 대한 설명과 감회 등을 상세히 기록하였다. 특히 이름이 없는 경승은 명칭을 부여하여 칠보산 유람문화의 서막을 열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칠보산도병풍》은 19세기에 유행한 연폭(連幅, 여러 폭으로 구성된 병풍 전체를 하나의 대형 화면으로 구성하여 가로로 긴 화포(캔버스)와 같은 효과를 냄)의 대형 병풍으로 제작되었으며, 칠보산의 전경을 섬세한 필치로 그려냈다. 1폭 상단의 화제(畵題, 그림에 써넣은 시를 비롯한 각종 글귀)를 통해 칠보산 명칭의 유래를 알 수 있는데 《칠보산도병풍》의 화재는 남구만(南九萬, 1629∼1711)의 『약천집(藥泉集)』에 실린 칠보산에 대한 소개를 필사하였는데 봉우리와 바위 곳곳에 적혀있는 이름을 통해 개심사(開心寺), 회상대(會象臺), 금강굴(金剛窟) 등 칠보산의 명소들을 확인할 수 있다.
이번 전시는 임형수가 칠보산으로 유람을 떠났던 3월 15일로 개막 시기를 맞추어 관람객도 칠보산을 함께 유람한다는 의미를 담아 미국 클리블랜드미술관에서는 ‘《칠보산도병풍》 실물’ 및 ‘《칠보산도병풍》디지털 영상’으로 구성된 전시를 선보이는 반면 국립고궁박물관 2층 기획전시실에서는 ‘《칠보산도병풍》디지털 영상’, ‘칠보산도 세부 확대 보기 콘텐츠’, ‘미국 클리블랜드미술관 소장 한국 문화유산 3D 뷰어 콘텐츠’ 등으로 구성되어 선보이고 있다.
특히, 디지털 영상은 재능기부로 참여한 배우 류준열의 감성적인 해설(나레이션)과 작곡가 양방언의 섬세한 음악의 조화 속에서, 높이 5미터에 달하는 대형 3면 영상에 낮과 밤, 눈·비 등 시간과 날씨의 변화를 구현하여 관람객의 몰입감을 높였다.
이번 전시는 문화재청과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해외에 있는 우리 문화유산을 현지 상대국과 역사적·문화적 가치를 공유하는 취지로 추진한 최초의 디지털 콘텐츠 제작사업이다.
전시는 국립고궁박물관에서는 5월 26일까지 진행되며, 미국 클리블랜드박물관에서는 9월 29일까지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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