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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전시] 호암미술관, ‘여성’을 관점으로 본 동아시아 불교미술 《진흙에 물들지 않는 연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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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중국, 일본 불교미술에 담긴 ‘여성’ 조망

세계 각지에 소재한 불교미술 걸작품 92건(한국 9, 미국 4, 유럽 3, 일본 11) 소개

 

 

[서울문화인] 조선시대 성리학자들은 거리에 나온 여성들을 보고 여성들이 거리에 모이고 난간에 기대어 거리낌 없이 구경하니 부끄럽다. 이는 여성이 해야 할 도리에 어긋나는 일이다. 이제부터 여성들이 구경하는 것을 금지해야 한다.” 그리고 부인들이 바깥에서 꽃놀이를 하면 안 된다.”고 왕에게 빗발치듯 상소를 올렸다.

 

 

조선 시대의 법전 경국대전에는 양반집 여성으로 산이나 물가에서 놀이나 잔치를 하고, 산천에 직접 제사를 지낸 자는 장 1백 대를 맞는다.”고 기록되어 있을 정도로 고려 말 조선 초에 성리학이 전래되면서부터 유교적인 남존여비사상이 사회에 만연하게 되어 여성의 사회적 지위는 저하되었다. 일부 양반계급에서는 여성도 높은 수준의 교육을 받았지만, 극소수에 지나지 않았고 그러한 학문의 근간을 이루는 사상 역시 철저한 남존여비사상에 기초하여, 여성에게는 독립적인 인격이나 법적인 권리가 부여되지 않은 남성의 종속물로서의 테두리를 벗어나지 못하였다. 특히 선현의 제사와 교육 기관인 서원은 여성의 출입을 엄격하게 금지시키는 곳도 있었다.

 

 

하지만 불교사회였던 고려시대까지만 해도 여성의 생활은 대단히 자유로웠으며, 가계계승에 있어서도 남손(男孫)이 없을 경우에는 여손, 즉 외손도 가계를 계승할 수 있었다. 특히 기원후 1세기경 부처의 가르침이 동아시아로 전해진 이래 여성은 불교가 우리 땅에 뿌리를 내리게 된 데 큰 역할을 했을 뿐만 아니라 열렬한 후원자였다.

 

 

유마불이도, 왕진붕, 중국 원, 1308년, 메트로폴리탄미술관

 

 

호암미술관, 고미술 기획전 《진흙에 물들지 않는 연꽃처럼》 -6월 16일(일)까지

2023년 대대적인 리노베이션 이후 재개관한 호암미술관의 첫 고미술 기획전으로 진흙에 물들지 않는 연꽃처럼전은 한국, 중국, 일본 3국의 불교미술 가운데 여성들의 번뇌와 염원, 공헌을 조망하는 전시로 불교 안에서 여성은 어떤 존재였고, 사회 제도의 제약에서 벗어나 자기로서 살고자 했던 여성들을 찾아보는 전시이다.

 

 

전시 제목 진흙에 물들지 않는 연꽃처럼’ (Unsullied, Like a Lotus in Mud) 숫타니파타(석가모니부처의 말씀을 모아 놓은 최초의 불교 경전)에서 인용한 문구로, 불교를 신앙하고 불교미술을 후원하고 제작했던 여성들을 진흙에서 피되 진흙에 물들지 않는 청정한 연꽃에 비유했다.

 

 

이번 전시에는 전 세계 27개 컬렉션에서 모은 불화, 불상, 사경과 나전경함, 자수, 도자기 등 다양한 장르의 귀중한 불교미술 걸작품 92(한국미술 48, 중국미술 19, 일본미술 25)을 만나볼 수 있는 자리로 국내 유물로는 리움미술관을 비롯해 이건희 회장 기증품’ 9건을 포함한 국립중앙박물관, 불교중앙박물관 등 9개의 소장처에서 국보 1, 보물 10, 시지정문화재 1건 등 40건을 선보인다.

 

 

해외에서는 메트로폴리탄미술관과 보스턴미술관 등 미국의 4개 기관, 영국박물관 등 유럽의 3개 기관, 도쿄국립박물관 등 일본의 11개 소장처에서 대여한 일본 중요문화재 1, 중요미술품 1, 현지정문화재 1건 등 52건이 전시되고 있다.

 

 

고려불화의 최고봉 ‘수월관음도’를 한자리에 만날 수 있는 기회

이 가운데 역시 가장 볼거리는 한국 미술의 정수라 할 수 있는 고려 수월관음도’(관음보살과 선재동자의 만남을 달이 뜬 고요한 연지의 정경 속에 묘사함)4작품이 소개되며, 해외에 흩어져 있던 조선 15세기 불전도(석가모니 일생의 주요 장면을 그린 그림) 세트의 일부인 석가탄생도(일본 혼가쿠지)석가출가도(독일 쾰른동아시아미술관)를 세계 최초로 한 자리에서 전시되고 있다.

 

진흙에 물들지 않는 연꽃처럼, 석가탄생도 외 [사진제공=호암미술관]
〈석가탄생도〉 조선, 15세기, 혼가쿠지(3/27~5/5 전시)_ 세계 최초 동시전시
〈석가출가도〉 조선, 15세기, 쾰른동아시아미술관_ 세계 최초 동시전시

 

진흙에 물들지 않는 연꽃처럼, 팔상도  [사진제공=호암미술관]

 

 

또한, 금동 관음보살 입상, 감지금니 묘법연화경 권1-7, 아미타여래삼존도, 수월관음보살도9건을 국내에서 일반에 처음으로 공개되며, 석가여래삼존도(미국 메트로폴리탄미술관) 47건의 작품을 한국에서 처음 공개되고 있다.

 

진흙에 물들지 않는 연꽃처럼, 고려불화 [사진제공=호암미술관]

 

천수관음보살도와 수월관음도, 고려 14세기 후반, 국립중앙박물관 이건희 회장 기증

 

〈아미타여래삼존도〉 고려, 14세기, 리움미술관_ 일반 첫 공개

 

〈약사여래삼존도〉 조선 1565년, 보물, 국립중앙박물관_ 세계 최초 동시전시

 

〈영산회도〉 조선 1560년, 개인 소장_ 일반 첫 공개

 

목조 관음보살 좌상, 고려 13세기, 국립중앙박물관
목조 여의륜관음보살 좌상, 일본 에도시대, 1693년, 메트로폴리탄미술관 로저스 기금

 

 

 

이 외에도 고려 장인들의 탁월한 기예를 엿볼 수 있는 <나전 국화넝쿨무늬 경함> 2(영국박물관 소장, 개인 소장)도 눈여겨 볼 유물이다. 고려 나전칠기는 전 세계 약 22여 점으로, 완형은 약 15점이 남아있을 정도로 희귀한 유물로 국내에는 총 6점이 남아있는데 고려 나전칠기 완형은 국내에 단 2(경함 1, 불자 1) 뿐이다.

 

진흙에 물들지 않는 연꽃처럼, 아미타여래삼존도(고려 14세기)와 나전 국화넝쿨무늬 경함(고려 13세기, 영국박물관) [사진제공=호암미술관]

 

 

 

전시는 총 2부로 나눠졌다. 동아시아 불화 속에서 여성은 양가적인 모습으로 등장한다. 가장 빈번하게 재현된 유형은 어머니로, 석가모니의 어머니인 마야부인이 권위 있는 모습과 함께 젊고 아름다운 여성의 몸은 집착과 정념의 근원으로 간주되어 부정한 대상으로 그려졌다. 1(다시 나타나는 여성)에서는 불교미술 속에 재현된 여성상을 인간, 보살, 여신으로 나누어 지난 시대와 사회가 여성을 바라본 시선을 이야기한다.

 

 

진흙에 물들지 않는 연꽃처럼, 청, 백자 관음보살 상들 [사진제공=호암미술관]

 

진흙에 물들지 않는 연꽃처럼, 목조 비로자나여래 좌상(조선 1622년, 국립중앙박물관) [사진제공=호암미술관]

 

〈게발도〉 중국 명 혹은 청, 17~18세기, 메트로폴리탄미술관_ 한국 첫 전시

 

〈석가여래오존십나찰녀도〉 일본 가마쿠라시대, 14세기, 나라국립박물관 (5/7~6/16 전시)_ 한국 첫 전시

 

〈자수 아미타여래삼존내영도〉 일본 가마쿠라 혹은 난보쿠초시대, 13-14세기, 일본중요문화재
자수 불설무량수불경, 중국 청, 17-18세기, 도쿄국립박물관
진흙에 물들지 않는 연꽃처럼, 자수 [사진제공=호암미술관]

 

 

주로 사찰에서 쓰이던 수불, , 가사, 부처 방석, 다라니 주머니, 탁의 등 불교 자수는 주로 부처님에 대한 공양으로 신앙심 깊은 부녀자나 승려에 의해 만들어졌다. 2(여성의 행원行願)에서는 이처럼 찬란한 불교미술품 너머 후원자와 제작자로서 여성을 발굴하여 사회와 제도의 제약에서 벗어나 자기로서 살고자 했던 여성들을 만나본다.

 

 

 

전시 연계 프로그램 및 무료 셔틀버스

616()까지 진행되는 전시와 연계하여 불교미술에 대한 연구 현황을 공유하고, 전시 이해를 돕는 프로그램이 리움미술관과 호암미술관에서 열린다. 리움미술관 강당에서는 국내외 불화 연구자가 참여하는 국제 학술 포럼 <불화 속 여성, 불화 너머 여성>(4/18())이 호암미술관 워크숍룸에서는 고려와 조선시대 불교조각과 불교사 전문가가 일반인들의 이해를 돕는 강연 시리즈가 3(5/9(), 5/23(), 6/6())에 걸쳐 진행된다.

 

 

또한, 큐레이터 토크는 전시를 기획한 이승혜 큐레이터가 전시 기획 전반에 대해 이야기하고 관람객과 소통하는 시간으로, 3/28()4/4()에 리움미술관 강당과 호암미술관 워크숍룸에서 각각 진행되며, 전시 대표작을 함께 깊이 들여다보며 작품에 숨겨진 이야기를 나누어 보는 몰입감상 프로그램이 ‘1) 간절히 바라옵건대, 2) 여성은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가, 3) 여성의 모습을 한 관음들을 주제로 총 11회 진행된다.

 

 

어린이 프로그램으로는 어린이 전문강사와 협업하여 고려불화의 문양을 통해 고려불화의 아름다움과 특징을 이해해 보는 시간을 5월과 6, 5회 진행되며, 전시 기간 중 무료 오디오 가이드(큐피커)와 매일 오후 2, 4시에 전시 설명 도슨트(50)가 운영된다.

 

 

전시기간 중 화~, 매일 2회 홈페이지 사전예약을 통해 리움~호암 미술관 사이의 무료 셔틀버스가 운영된다.

 

 

호암미술관

 

대자연과 함께 즐길 수 있는 호암미술관

미술관 앞 호수 주변에 펼쳐진 용인 최고의 벚꽃 군락지인 가실벚꽃길’, 한국 정원문화의 진수를 재현한 전통정원 희원연못의 관음정(觀音亭)과 어우러진 장 미셸 오토니엘의 유리구슬 작품 황금 연꽃, 미술관 진입로 부근의 루이스 부르주아의 마망등 대자연의 유려한 풍광 속에서 문화와 예술을 즐길 수 있다.

 

 

 

호암미술관 관람안내

 

관람예약 : 호암미술관 홈페이지 (www.hoammuseum.org) (관람 2주전부터 온라인 예약)

전시는 사전예약 후 관람가능하며 현장발권도 가능 단, 전시장 혼잡 시 현장발권은 대기 시간 발생 가능

 

관람요금 : 14,000

50% 할인(7,000)_ 청년(19~24) 및 대학(), 청소년(7~18), 시니어(65세 이상)

무료입장_ 미취학 아동(~6), 장애인 및 동반인 1, 국가유공자 본인 및 동반인 1, 문화누리카드 소지자, 예술인패스 소지자, 현역군, , 소방관 본인

 

관람시간 : 10:00~18:00 (매표마감 17:00)

휴관 : 매주 월요일, 11, 설날(음력) 및 추석 당일

 

위 치 :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포곡읍 에버랜드로 562번길 38

리움~호암미술관 무료 셔틀버스(~금요일, 2, 홈페이지 사전 예약)

 

주 차 비 : 30분당 15백원, 일최대 15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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