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 독일 드레스덴박물관연합(SKD) 《백 가지 행복, 한국문화특별전》 개최
- 25년 만에 독일에서 열리는 최대 규모의 한국문화특별전
-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국보 금관총 금관 및 금허리띠 등 185건 349점, 드레스덴박물관연합(SKD) 소장 백수백복도, 곽분양행락도 등 10건 전시
[서울문화인] 독일 드레스덴 성(레지덴츠 궁)에서 우리 문화의 다양한 면모를 보여주는 특별전 《백 가지 행복, 한국문화특별전》가 지난 3월15일(토)부터 선보이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관장 김재홍)이 독일 드레스덴박물관연합(SKD, Staatliche Kunstsammlungen Dresden)과 공동으로 진행하는 이 전시는 지난 2017년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광주박물관에서 열린 특별전 <왕이 사랑한 보물, 드레스덴박물관연합 명품전>의 교환 전시로서 당시 우리에게 독일 문화의 정수였다면 이번에 한국의 대표 문화유산을 독일에 소개하는 자리이다.
독일의 대표 문화거점, 드레스덴박물관연합
드레스덴박물관연합(SKD)은 1560년 작센 공작 아우구스트(August, 재위 1553~1586)의 궁정박물관(Kunstkammer)에서 시작한 세계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박물관으로 손꼽히며, 현재 작센주 내 15개의 박물관의 통합기구로 매년 200만 명 이상이 방문하는 세계적인 명소이다. 전시 장소인 드레스덴 성(레지덴츠 궁)은 작센 선제후의 궁전으로 400여 년의 역사를 지닌 유서 깊은 장소이자 제2차 세계대전 때 폭격 피해를 입은 뒤 오랜 시간에 걸쳐 지금도 복원이 진행 중인 도시 역사의 상징이다.
이번 전시는 1999년 독일 에센과 뮌헨에서 개최된 《한국 고대 왕국-무속, 불교, 유교》 이후 25년 만에 독일에서 펼쳐지는 대규모 한국문화 특별전으로 국립중앙박물관은 여러 시대에 걸쳐 제작된 185건 349점의 소장품으로 전시를 구성했다. 가야・신라의 <상형 토기>, 고려의 <금동아미타여래좌상>, <함평궁주방명 청동은입사향로>, <기린장식 청자향로>, 조선의 <달항아리> 등 각 시대를 대표하는 작품을 선보임으로써 바로크 전시 공간이 갖는 생동감과 화려함, 풍성함과 조화를 이루도록 했다.
아울러 중앙뿐 아니라 경주, 대구, 부여, 김해 등 소속박물관의 소장품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지역별 특성화된 주제를 국외 전시에 담아내고자 했다. 드레스덴을 찾은 관람객들이 한국의 여러 곳을 방문하지 않아도 오랜 역사의 흐름에서 만들어진 다각적인 문화의 멋을 느낄 수 있게 했다.
또한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고(故) 이건희 회장 기증품 등을 전시에 더해 기증의 의미를 살리고 국외 관람객들의 높은 관심에도 부응하고자 했다. 한편 국립대구박물관 소장 이영희 기증 <바람의 옷, 한복>과 디지털콘텐츠 미디어 병풍 <평생도>, 디지털 돋보기 등을 함께 전시해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우리 문화의 잠재력과 확장성을 전시에 담았다.
이번 전시품 중 단연 돋보이는 것은 국보 <금관총 금관과 금허리띠>다. 금관총 금관과 금허리띠는 1962년 독일 프랑크푸르트 공예박물관에서 열린 《한국국보전》에 출품되어 많은 사랑을 받은 바 있다. 이번 전시는 60여 년 만의 독일 나들이로, 여기에 국보인 관모와 관꾸미개, 그리고 함께 출토된 귀걸이와 팔찌, 금제 그릇 등도 함께 선보여 금관총 출토 금제품의 전모를 살펴볼 수 있도록 하는 한편 최근 금관총 재발굴 성과를 담은 동영상을 제공하여 심도 있는 관람을 유도했다.
특히 금관총 금관의 <새날개모양 관꾸미개>는 이번 포스터에 등장해 이번 전시를 대표한다. 특별전 속 특별전 “황금의 나라, 신라”는 독일 관람객들에게 신라 금공예의 기술적 완성도와 예술적 성취를 유감없이 보여줄 예정이다.
드레스덴박물관연합(SKD)은 다수의 한국 문화유산을 소장하고 있다. 드레스덴박물관연합 소속박물관 중 하나인 라이프치히 그라시민족학박물관(GRASSI Museum für Völkerkunde zu Leipzig)은 20세기 전반 세계 각지의 물산을 수집하며 다량의 우리 문화유산을 수집・구입했다. 소장품은 조선의 외교고문을 역임했던 묄렌도르프(Paul Georg von Möllendorff, 1848~1901) 등 19세기 후반~20세기 전반 조선과 대한제국을 방문했던 독일인 여행자의 컬렉션을 포함해 2,000여 건의 우리 문화유산을 소장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는 라이프치히 그라시민족학박물관 소장품을 포함해 드레스덴박물관연합(SKD)이 소장한 조선시대 병풍, 갑옷과 무기 등 10점이 함께 선보인다. 그중 장수와 복을 기원하는 <백수백복도(百壽百福圖)> 자수 병풍은 이번 특별전 제목을 선정하는 데 영감을 주었다. 공동 큐레이터인 드레스덴박물관연합(SKD)의 클라우디아 브링크(Claudia Brink) 박사는 “행복은 한국 문화에 깊이 뿌리내리고 있으며, 이번 전시는 이를 전달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곽분양행락도> 병풍 역시 행복한 삶을 기원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본래 낱장 상태로 보관해 왔던 것을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이 지원해 국내에서 원형 복원을 마치고 돌아가서 이번 전시에서 처음으로 공개되고 있다.
이번 특별전은 드레스덴 성의 두 곳에서 열린다. 먼저 2층 대의전실(948㎡)은 작센 문화의 황금기를 연 강건왕 아우구스트 2세(August Ⅱ, 재위 1694~1733년)가 조성한 곳으로 바로크 건축의 정수를 보여주는 이곳 9개의 방에서는 한국문화의 다양한 면모와 그것이 가진 힘을 선보인다. 방마다 주제를 나누어 ‘기쁨의 색채’에서는 한복이 가진 멋을, ‘풍요와 안식’에서는 토기에 나타난 삼국시대 사람들의 현세와 내세에서의 바람을, ‘신앙의 솜씨’와 ‘자비의 약속’에서는 고려, 조선시대로 이어지는 불교미술을, ‘비색의 아름다움’과 ‘절제와 품격’에서는 고려청자 – 분청사기 – 백자로 이어지는 우리 도자기의 미와 기술적 성취를 보여준다. 또 ‘찬란한 권위’, ‘용기와 기개’는 궁중 복식과 군사 복식・무기를, 끝으로 ‘행복한 삶’에서는 행복을 기원하는 뜻을 담은 병풍을 전시하고 있다.
아우구스트 2세가 자신의 애장품을 간직했던 성 1층 ‘녹색 금고’라는 뜻의 신그린볼트박물관 특별전시관(55㎡)에서는 특별전 속 특별전으로, “황금의 나라, 신라”가 펼쳐진다.
국립중앙박물관은 3월 14일 열린 언론공개회에 K-컬처의 위상과 전시에 대한 높은 관심을 입증하듯 많은 취재진으로 붐볐다며, 또한 개막식에 마리우스 빈첼러(Marius Winzeler) 드레스덴박물관연합(SKD) 관장은 “2017년 선보인 드레스덴의 보물들은 한국 관람객들로부터 매우 좋은 반응을 얻었는데, 이제 국립중앙박물관이 독일에서 25년 만에 한국문화 전반을 아우르는 전시를 개최해 매우 기쁩니다. 이런 훌륭한 프로젝트는 강력한 파트너의 지원이 있을 때만 성공할 수 있습니다.”라고 소회를 밝혔다고 전했다.
이번 전시기간 동안 한국문화주간(5.26.~6.1.)에는 한국 전통 요소와 현대무용을 결합한 개막 퍼포먼스와 한복 체험 워크숍이 펼쳐질 예정이며, 6월 12일~13일 양일에 걸쳐서는 한국학 학술심포지엄이 개최되어 관람객들에게 한국문화를 더욱 입체적으로 이해하고 즐기는 시간을 선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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