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간송 컬렉션 속 또 다른 컬렉션’, 간송이 품은 근대 수장가 7인의 명품 공개
- 7人의 수장가, 7色의 컬렉션, 26건 40점(국보4/보물4) 전시
- 위창 오세창, 희당 윤희중, 송은 이병직, 존 갯즈비 등 근대 수장가 대표 컬렉션 공개
[서울문화인] 간송은 일제강점기 격동의 시대 속에서도 ‘문화보국(文化保國, 문화로 나라를 지킨다’의 신념으로 고미술품을 수집하며 민족 문화의 정체성을 지켰다. 그리고 간송이 수집한 작품들의 바탕에는 간송 이전, 개화기 수장가들의 뛰어난 안목으로 선택된 컬렉션들이 자리하고 있다.
간송이 활동했던 근대는 우리 미술시장이 큰 변화를 겪던 시기였다. 전람회와 경매를 통해 고려청자와 조선백자, 서화 등이 활발히 유통되었고, 미술품 감상 문화가 확산되며 근대 고미술 시장이 형성되었다. 이 시장에서 수장가들은 골동상과 함께 유통의 한 축을 담당하며, 각자의 취향과 안목으로 독자적인 컬렉션을 구축했다.
오늘날 간송미술관 보화각에 남은 수장품 한 점 한 점에는 격동의 근대를 관통한 그들의 열정과 신념이 깊이 배어 있다.


‘간송 컬렉션’을 구성하는 또 하나의 층위, 컬렉션 속 컬렉션 조명
간송미술관(관장 전인건)이 2024년 재개관 이후 ‘간송 컬렉션의 형성과 구축 과정’을 재조명하는 3개년 기획의 네 번째 전시이자, 간송 전형필 선생의 탄생 120주년을 기념하여 간송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7인의 근대 수장가 컬렉션을 한자리에 공개하는 가을기획전 《보화비장》을 새롭게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간송미술관의 소장품이 어디서 선별·수용했는지 조사가 마무리된 7인(운미 민영익, 위창 오세창, 석정 안종원, 송우 김재수, 희당 윤희중, 송은 이병직, 존 갯즈비)의 수장가에게 바치는 오마주로 기획된 전시로 당대의 시대적 배경 속에서 근대미술 시장의 형성과 수장가들의 선택을 조명하여 ‘간송 컬렉션’을 이루는 작품들의 ‘수장 내력’과 ‘수장 문화’를 다층적으로 풀어내고 있다.

국보 4건, 보물 3건 등 총 9건의 존 갯즈비 고려청자 컬렉션도 선보여
전시는 간송미술관 보화각 2층과 1층 전시실에 각 수장가 별로 구획을 지어 저마다의 수장 성향과 안목이 반영된 대표 컬렉션을 전시하고 있다.
2층 전시실에서는 중국 상해를 중심으로 활동하며 역대 중국 서화를 모은 ▲운미 민영익(閔泳翊), 선친인 오경석의 방대한 중국 서화와 전적을 물려받고 조선 서화를 수집한 ▲위창 오세창(吳世昌), 근대 서화의 거장 안중식의 경묵당(耕墨堂) 수장품을 물려받은 ▲석정 안종원(安鍾元)의 컬렉션이 1층에서는 동아일보·경성방직의 이사로 추정되는 ▲송우 김재수(金在洙), 조선중앙일보의 사주이자 충남 논산의 수장가로 알려진 ▲희당 윤희중(尹希重), 조선의 마지막 내관으로 근현대의 서화가이자 수장가로 활동한 ▲송은 이병직(李秉直), 그리고 일본 도쿄에서 고려청자를 집중적으로 수집한 영국 출신의 변호사 ▲존 갯즈비(John Gadsby)의 수장품을 만나볼 수 있다.





국보 4건 보물 4건을 포함한 총 26건 40점의 서화, 도자 등 다양한 유물이 출품되어 개별 수장가의 취향과 시대적 역할을 입체적으로 보여주는 이번 전시에서 놓쳐서는 안 될 백미는 역시 <청자모자원숭이형연적>(국보), <청자기린유개향로>(국보), <청자오리형연적>(국보), <청자상감연지원앙문정병>(국보)를 포함한 총 9건의 명품 도자 존 갯즈비 컬렉션의 국보 도자들과 송은 이병직이 소장했던 추사 김정희가 71세에 쓴 마지막 절필작(絶筆作), ≪대팽고회(大烹高會)≫(보물)이라 할 수 있다.





독립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친 우국선열들에게 바치는 헌화. 노수현의 <무궁화>
특히 전시의 문을 여는 심산 노수현(盧壽鉉)의 <무궁화>는 이번 전시를 통해 처음 공개되는 작품이다.
광복 이듬해인 1946년, 심산 노수현이 간송 전형필에게 선물한 <무궁화> 그림은 우리 문화유산을 지켜온 그의 헌신과 업적에 대한 헌사(獻詞)와 같다. 그림 속에 담긴 ‘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 대한사람 대한으로 기리 보존하세’라는 「애국가」 후렴구는, 언젠가 올 광복을 굳게 믿으며 1930년부터 문화유산 수집의 대장정을 걸어온 간송의 신념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간송미술관은 이 작품의 공개에 대해 “암흑 같던 시절, 조국의 독립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친 우국선열들의 숭고한 희생에 바치는 헌화(獻花)이자, 오늘 우리가 누리는 자유에 대한 감사와 깊은 경의의 표현이다”고 전했다.



전인건 관장은 “이번 전시는 간송 이전을 포함하여 간송이 활동하던 시기의 고미술 유통 구조와 수장사의 한 흐름을 보여주는 전시”라며 “간송이 당대 수장가들의 컬렉션에서 민족적 정수라 여긴 작품을 중심으로 선별 수집한 과정을 조망함으로써, 간송 컬렉션 형성의 다층적 배경을 조명한다”고 전했다. 또한 “이번 전시가 근대 수장가들의 안목을 통해 간송 컬렉션을 새롭게 읽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면서 “2026년 기획전으로 이어지는 사전 기획의 성격을 띠는 만큼, 간송미술관의 기획 방향을 가늠해볼 수 있는 중요한 자리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전시는 10월 17일(금)부터 11월 30일(일)까지 진행되며, 관람은 사전 예약 시스템을 통해 가능하다. 관련 전시 도슨트 프로그램 등 연계 교육도 운영한다. (문의 02-744-7830)
전시 관람료는 성인기준 5,000원이며, 36개월 미만은 무료이며,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전시 예약은 회당 100명이고, 하루 2회(오전 11시, 오후 2시) 진행하는 사전 도슨트 프로그램 예약은 회당 30명이다. 공휴일을 제외한 매주 월요일은 휴관한다. 전시 관람 및 도슨트 프로그램 예약은 NOL 티켓(인터파크)에서 할 수 있다. 사전 전시 교육프로그램은 무상 제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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